축제장소 : 충북 음성군 설성공원 일원

축제기간 : 2013.05.23~2013.05.26

홈페이지 : http://www.pumba21.com/

"얼~씨구씨구 들어간다. 절~씨구씨구 들어간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왔네."

비럭질을 할 때도 한판 놀아주는 여유가 만만하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장타령(각설이타령)은 길고 긴 사설에 웃음과 재치가 농익어 있는데다 그 가락이 신명나서 한번 들으면 결코 잊히지 않는다.

전국의 각설이들이 다 모여 난장을 벌이고 노는 충북 음성의 품바축제는 거지성자 최귀동 할아버지를 기리는 자리다. 할아버지는 금왕읍의 무극천 다리 아래서 얻어먹을 힘도 없는 걸인 열여덟 명을 거둔 분이다. 40여 년간 걸인들을 보살피며 사랑을 실천하던 중 오웅진 신부와 만나 이들이 몸을 뉘일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사망 후에도 안구를 기증하여 꽃다운 청년의 눈을 찾아주신 분이다. 이분과 오 신부의 선행은 이후 꽃동네 설립과 노인요양원 준공으로 이어지고 전국 평범한 사람들을 기부와 자원봉사에 눈뜨게 했다.

본격적으로 날이 풀린 4월 중순 음성에는 연분홍과 연보라색의 연꽃잎 모양새를 닮은 풀꽃이 피어난다. 깽깽이풀이라고 불리는 황련 혹은 선황련이 그것인데, 하필 깽깽이풀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한창 바쁜 시기에 홀로 피어 일 안하고 놀기만 하는 광대를 빗댄 이름이라는 믿거나 말거나 한 속설이 있다. 이 깽깽이풀과 함께 전국 거지깽깽이(?)들도 음성으로 모인다. 각양각색의 품바광대들과 그들의 타령, 만담은 곳곳에 사람들을 옹기종기 모이게 하고 거방지게 웃게 만든다.

품바가 주인공으로 나선 공연도 많다. 품바 움막짓기대회와 품바 허수아비만들기대회는 품바에게 가장 어울리는 배경과 소품이 된다. 품바공연은 무대에서 벌어지는가 하면 장터배기에서도 선보이고, 퓨전놀이마당 〈품바〉도 거리퍼레이드도 볼거리다. 만담과 피에로 공연은 웃음을 몰고 오고, 꽃동네예술단이 벌이는 공연도 색다른 느낌이다. 발레와 고전무용, 난타공연은 걸쭉한 품바공연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축제를 장식하고 외국인들이 벌이는 장기자랑과 품바공연은 이채로운 웃음을 선사한다.

기간 동안 함께 열리는 향토음식경연대회는 해마다 음성의 내로라하는 음식점들이 참여해 솜씨를 뽐내며 새로운 맛의 향연을 펼친다. '새봄맞이 꽃잔치'는 매년 음성의 꽃재배 농가들이 여는 행사다. 접목선인장과 관엽류, 서양란, 분재와 수련 등을 출품하여 중부권 최대 화훼생산지의 저력을 과시한다. 네덜란드를 비롯한 6개국에 수출하는 접목선인장과 서양란 등 아름다운 봄꽃을 만끽하기 좋은 자리다.

그 외 엿기치대회, 품바 사생대회, 반기문 백일장대회(반기문 UN사무총장이 음성출신이다)와 마라톤대회도 열기가 뜨겁다. 품바의상을 비롯한 관련 전시와 꽃동네 작품들 전시도 관심을 끌고 무엇보다도 품바분장 체험은 일생에 다시없을 기회다. 언제 동냥아치 거지의 옷을 입고 구걸한 밥을 먹어 볼 수 있겠는가. 품바분장을 하고 열심히 사진을 찍는 재미가 쏠쏠하다. 엿치기도 해보고 석화공예와 허수아비만들기도 하다 보면 진짜 품바라도 된 양 신명이 뻗칠지도 모를 일이다.